일러스트=한상엽


어느 날 남편이 정체불명의 노인에게서 받은 검은색 숟가락 하나를 집에 가져왔다. “여보, 이 흑수저는 뭐예요?” “진짜 마법의 수저야. 내가 테스트 다 해봤어. 동규네 집에 가서 밥을 먹어봤더니 수저가 동색으로 변하고, 부장님 댁에 갔을 때는 은색으로 변하더라고!” 이제 이 수저로 뭘 해야 하는지는 분명했다.
“아들! 너희 중학교에 금수저 누구니? 그러니까, 가장 돈 많은 집이 어느 집이야?”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학생회장일걸요? 아버지가 어디 건설사 사장이라나…. 신천지릴게임 ” “그래? 너 걔랑 친해질 수 있겠어? 아니, 무슨 수를 쓰든 친해져야 해!” 남자가 흥분한 이유는 노인이 설명해 준 수저의 능력 때문이었다. “식구의 뜻이 뭔 줄 알지? 같이 먹는 밥 사람들이란 뜻이야. 이 수저로 다른 집밥을 5일 연속 먹으면 그땐 그 집 식구가 될 수 있어. 그 집 가족들이 최면이라도 걸린 것처럼 식구로 여기게 된다는 말이지.”
바다이야기무료머니 “아들 너도 저번에 금수저 타령했었잖아? 그러니까 어떻게든 친해져서 그 녀석 집밥을 얻어먹어야 해.” 아들은 관심을 가졌고, 아내는 의문을 표했다. “이상한 거 아니야? 사기당한 거 같은데.” “아냐, 용하다는 점집 노인한테 신세 한탄을 털어놨더니 그냥 공짜로 줬다니까?” “그래도….” 아내는 찜찜해했지만, 아들은 적극적으로 나섰다. 며칠간 야마토게임연타 학생회장을 조사한 뒤 친분 쌓기를 시도한 것이다.
“안녕? 너 학생회장이지? 너 영국 축구 좋아한다며? 나도 리버풀 팬이야.” “오! 너 리버풀 팬이야?” “그래! 내 좌우명이 리버풀 응원가야. 유 윌 네버 워크 얼론(You Will Never Walk Alone)!” “와우!” 아들은 사실 축구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며칠간 죽어라 공부 오션파라다이스예시 했다. 남편도 적극 지원했다. “아빠, 리버풀 팬을 자처하려면 유니폼이랑 굿즈 같은 게 좀 있어야 하는데….” “없는 살림이지만 그 정도 투자는 해야지. 일단 당근마켓을 뒤져볼까?” 덕분에 아들은 학생회장과 급속도로 친해졌다.
더한 행운은 학생회장의 아버지까지 리버풀 팬이었다는 점이다. “너 오늘 새벽에 경기 중계 볼 거지? 그럼 우리 같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이 볼래?” 학생회장은 흔쾌히 집으로 초청했고, 아들은 말로만 듣던 서울 고급 빌라 단지 ‘언덕 위의 집’에 도착했다. 아들은 그 집 부모님께 최대한 예의 바르게 굴었고, 점수를 따기 위한 대화에 열을 올렸다. “와! 수십 년 동안 팬이세요? 그러면 전설의 이스탄불 경기도 보셨어요?” “당연하지. 뭘 좀 아는구나 너?”
아들은 환대받으며 저녁 자리에 함께했다. 아들은 몰래 가져온 숟가락으로 바꿔 식사를 했고, 금빛으로 변하는 수저 색을 확인했다. 수저의 마법이 사실임을 확인한 아들은 흥분했다. 새벽 축구 경기를 함께 시청할 때에도 전력을 다해 호응했다. “너랑 같이 있으니까 재밌다. 다음에 또 집에서 보자.” 자연스레 다음 날 식사 자리에 동석할 수 있었다. 이 날도 아들은 최선을 다했다. “정말 맛있어요. 태어나서 이렇게 맛있는 밥은 처음 먹어요.”
환심을 산 덕분일까? 몇 번의 식사가 더 이어졌고, 다섯 번의 식사를 완료할 수 있었다. 그 순간, 정말 수저의 마법이 펼쳐졌다. “아참, 오늘 저녁 오마카세 예약한 거 한 자리 더 늘었다고 연락해야겠는데?” “아 맞네. 내가 밥 다 먹고 연락할게.” 금수저 가족이 집단 최면이라도 걸린 듯 아들을 제 식구처럼 대하기 시작한 거다. 아들이 본가로 돌아갔다가 다음 날 다시 들러도 효과는 같았다. 아들은 조심스럽게 의중을 떠봤다.
“저기, 제가 아직 과외를 안 받고 학원을 하나도 못 다니고 있는데….” “너도 공부에 생각이 있었구나? 바로 말하지 그랬어. 그러면 먼저 학원이랑 과외부터 알아봐 줄게.” 순식간에 아들의 초호화 사교육 풀코스가 결제됐다. 남편은 이 소식에 눈물까지 흘릴 정도로 기뻐했다. “거봐! 내가 된다고 했지! 우리 아들도 이제 금수저라고.” 아내도 기뻐했는데, 한 가지가 아쉬웠다. “애가 우리 집밥은 당분간 못 먹겠네.” “어쩔 수 없지. 마법이 풀리면 안 되니까.”
아들은 밥은 그 집에서, 잠은 본가에서 자는 이중 생활을 시작했다. 혹시나 해서, 본가에서는 사과 한쪽도 안 먹었다. 그럴 가치가 있었다. 고액 용돈과 비싼 옷, 최신형 휴대전화, 최고급 식생활까지 완벽한 금수저의 삶을 살 수 있게 됐으니까. “아침에 나가서 밤늦게 들어와 잠만 자네. 얼굴 볼 새도 없어.” “그냥 기숙사 보냈다고 생각하자고.” 아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자, 이 생활도 힘에 부치기 시작했다. “엄마, 그냥 잠도 그 집에서 자는 게 좋겠어요.” 아내는 그건 좀 아니다 싶었지만, 남편은 동의했다. “그래. 중요한 시기니까 그렇게 하자.”
어쩔 수 없었던 아내는 수능 날만 기다렸다. 그리하여 3년 뒤, 아들은 금수저 집안의 빵빵한 지원 속에 성공적으로 수능을 마쳤다. “장하다! 서울대라니, 우리 아들 진짜 장해!” “근데 엄마, 나 대학 때도 돈 들어갈 일이 천지거든? 대학 때도 그냥 거기 밥 먹고 지내야겠는데.” “응?” 아내는 당황했지만, 남편은 아들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몇 년이 흘렀다. “결혼도 배경이 있어야 잘할 수 있잖아. 나중에 결혼하면 그 집에서 집 하나 해줄 텐데, 그거 포기할 순 없지 않겠어?”
또 몇 년이 흘렀다. “아이를 낳으면 우리 아이도 그 집 손주가 되더라고.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지?” 세월이 흘러 남편은 임종을 앞둔 아내의 손을 잡고 말했다. “다 내 잘못이야. 그때는 그게 아들을 위한 일인 줄로만 알았는데….”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눈을 감았다. 당연히 아들도 찾아와 오열했지만, 결코 수저는 들지 않았다. “아, 육개장은 괜찮아요. 여기서 먹으면 안 돼서….”
※픽션입니다.